2019년 1월 22일 화요일

낙태후 우울증 임신초기낙태 낙태시술후 두려움에 빠지다…

남자 친구와 저는 둘 다 콘돔을 사용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피임약을 챙겨 먹는 것도 귀찮아하는 편이라 그냥 생리 주기를 계산해서 임신 확률이 낮은 기간에는 따로 피임을 전혀 하지 않고 관계를 가졌죠. 그런데 어느 날, 몸에서 이상한 징후가 느껴지더군요. 불안해서 남친에게 함께 산부인과에 가자고 제안했어요. 병원으로 가는 동안 우리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어요. 머릿속에는 온통 ‘애가 생겼으면 어떡하지? 제발 임신이 아니기를’이라는 생각뿐이었죠. 그런데 검사 결과, 임신 판정을 받았어요. 결과를 듣고 난 뒤 남친의 표정을 지금도 잊을 수 없어요. 침착해 보이면서도 불편한 느낌의 표정. 당시 저희는 둘 다 대학생이었기 때문에 더 막막했죠. 낳아서 키운다는 것은 정말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낙태에 대한 두려움도 컸어요. 시술 비용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그것 역시 걱정이었죠. 하지만 임신 초기일수록 비용이 적게 든다는 말에 저는 곧바로 낙태를 하기로 결정 내렸어요. 남친이 아르바이트로 모아둔 돈으로 모든 수술 비용과 약값을 내줬죠. 힘겹게 수술을 마친 뒤, 저는 그날부터 우울증에 빠졌어요. 툭하면 슬프면서 절망적인 기분이 들었고, 매일 밤
악몽을 꾸거나 죄책감에 시달렸어요. 그와의 싸움도 잦아졌죠. 그 일이 있기 전에는 큰소리치며 싸우다가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풀렸는데, 그 이후에는 싸우기만 하면 그 일을 끄집어내며 그를 원망하게 됐어요. 그와 일상적인 대화를 하다가도 갑자기 그 일에 대해 꺼내지 않으면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툭하면 반복하고, 또 반복했죠. 그렇다 보니 함께 있을 때 웃는 일이 거의 없었고 그도 점점 지쳐갔죠. 결국 우리는 얼마 못 가 헤어지게 됐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에게 미안한 마음도 없지 않아요. 그때는 둘 다 많이 어렸었죠. 그 일로 인해 많이 아프고 힘들었지만 깨달은 점도 있어요. 우선 피임의 중요성을 알게 됐죠. 그래서 현재의 남자 친구를 만나면서는 귀찮더라도 꼼꼼히 약도 챙겨 먹고, 피임 기구도 잘 활용하고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됐죠. 만약 앞으로 혼전 임신을 하게 돼도 낙태는 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카톡DANCO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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